말레이시아 밤문화 여행기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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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의 경험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태국과 필리핀의 밤문화가 나체의 몸을 보는 것 같다면, 말레이시아는 반쯤은 옷을 걸친 몸을 보는 것 같아서 더 흥미가 느껴진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인도네시아 보다도 회교도 국가 이미지가 강하지만, 직접 밤문화의 현장에서 실체를 들여다보면,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다를바 없는 것을 목격하곤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물가가 높은 편이고(사실 모든 부분에서 여행객에 대한 물가가 높은 편이고, 현지인들에게는 그리 높진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만, 정보력에 대한 한계가 있긴 합니다.) 말레이 계열은 밤문화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거나, 종사하더라도 내상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말레이 계열과 몸을 섞을 뚜렷한 목적이 없는 이상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저도 검증은 못해봤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가며, 편한 말투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매력이라면..
차도르를 두르고도 짙은 눈화장과 핑크색 구두와 가방을 들고다니는 미스테리한 무슬림 여인들..
그것과는 반대로 더운 날씨에 많은 부분을 노출한 의상을 입은 다양한 국적의 여인들..
정돈된 대도시의 모습과, 다양한 건축양식이 녹아있는 건물들..
그리고, 인도의 거리를 보는 듯 너저분한 차이나타운 주변의 거리들..
마지막으로, 그 안에 드러난 듯 드러나지 않은 듯 있는..
KLCC에서 도심 쪽으로 2분 - 3분 정도 걸으면 Beach House라는 Pub이 나온다. 건물 내부에서는 Live 밴드가 연주를 하고, 발코니에서는 스포츠 중계가 나온다. 발코니 쪽에서 간단한 바베큐를 따로 판매하는데, 시끌벅적한 술냄새나는 거리에 퍼지는 그 냄새를 맡다보면 배가 고파진다.
입구 쪽으로 향한다. 입구 근처부터 이미 사람이 미어 터진다. 여자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삐끼들, 앞에서 고객을 낚으려는 레이디보이 혹은 트렌스젠더들..(개인적으로 Beach House 내에서 레이디보이, 트렌스젠더와 마주친 적은 없지만, 입장도 가능은 한 것으로 알고있다. 따라서, 주의가 필요하다.) 입장을 기다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도 사람들.. (인도 사람들이 워낙 많이 출입하려는 탓에, 인종별로 입장에 제한을 두기도 하는데, 동아시아인은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년을 조금 넘은 듯한 마른.. 일본 사람으로 보이는 고객과 택시를 기다리는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화장이 진해보이긴 했지만, 외모부터 몸매까지 모든게 좋아보인다. 왠지 마주친 눈이 오묘한 메세지를 던지는 듯 하지만, 애써 무시하고 계속 입구로 향한다.
입장료는 45링깃(한화 13,000원 정도)에 Free Drink 1개인데, 그냥 맥주 한병으로 생각하는게 좋다. 맥주를 천천히 마시며 전체적으로 한바퀴 돌아본다. 그 많은 인도 남성들이 있음에도 남녀 성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인종 비율로 보면, 베트남 계열 4 : 태국 계열 4 : 아프리카 계열 1.5 : 유럽 / 아랍계열 0.5 정도의 비율이랄까. 필리핀 여인은 의외로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도인들은 정말 쉼 없이 들이대고 까이고 있다. 인종차별적이고 싶진 않지만, 인도인들은 그녀들에게 생활비를 위한 마지노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잠깐 방문한 화장실에서는 풍채가 좋은 호주 할아버지가 술에 취해 말을 건다. 출장을 왔다가 들르게 됐다고, 좋은 재미 보라고 한다. 역시 행운을 빌어주고 화장실을 나서 Bar 쪽에 자리를 잡고 Live 밴드를 구경하면서 남은 맥주를 마신다.
마른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높은 힐을 신고, 흰색 드레스를 입은.. Woman이라는 단어보다는 Girl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법한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와서 나에게 슬쩍 몸을 기댄다. 그리고 어색하게 대화를 시작한다. (편의상 G라고 부르겠다.)
G - 안녕. 반가워
J - 그래. 반가워.
G - 쿠알라 룸푸르에는 무슨일로 왔어?
J - 출장으로 왔어.
G - 여긴 처음 온거야?
J - 응. 말레이시아에 처음온건 아닌데, 여긴 처음이네.
G - 그래. 한국사람이지?
J - 어떻게 알았어?
G - 한국사람 처럼 보여. 옷 입는 것도, 머리 스타일도.
J - 스타일로 구분이 가능하구나. 그럼.. 중국, 한국, 일본 중에 어디가 제일 괜찮은데?
G - 음..... 한국이 제일 나은 것 같아.
J -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G - (말 없이 그냥 미소 짓는다.)
J - 넌 어디서 왔지?
G - 베트남에서 왔어.
J - 여기 베트남 사람이 많지?
G -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J - 내가 너랑 나갔으면 좋겠어?
G - 응. 솔직히 그래.
J - 얼마를 줘야하지?
G - 원래 500링깃 받는데, 너한테는 400링깃만 받을게.
J - 근데, 난 지금 호텔 방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 호텔로 갈 수 없어.
G - 택시타고 조금만 가면 방을 빌릴 수 있어.
J - 추가 비용을 내는거지?
G -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J - (귓속말로) 미안한데, 그만큼 너한테 관심이 생기는 것 같지는 않아. 그러니까 다른 사람 알아봐.
그녀는 내 쪽을 한번 바라보면서 조용히 다른 쪽으로 간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다. 가방을 챙겨오고 싶지 않아서 주머니에는 호텔로 돌아갈 택시비와 환전하지 않은 $120 정도 밖에 없다. 그리고 한번의 즐거움을 위해서 투자할 돈은 $100 정도로 상한선을 정해놓고 나왔는데.. 어쩌면 오늘 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어서 기분이 다운된다. 발코니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유럽 리그 축구 경기가 나오고 있고, 맥주를 마시며 그걸 보는 몇몇 서양 중년 남성들이 보인다. 꽤나 와꾸가 괜찮은.. 태국 계열로 보이는 여성 두명과 즐겁게 대화하는 남자도 보인다. 머리스타일을 보아하니, 싱가폴 아니면 말레이 출신 인 것 같다.
발코니 쪽의 스탠딩 테이블에 빈 맥주병을 놓고 바베큐 굽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블랙 드레스를 입은.. 이번에는 Woman이 어울리는 여자가 다가온다. (편의상 B라고 부르겠다.)
B - 안녕.
J - 안녕.
B - 뭐하고 있어?
J - 그냥 가만히 있어. 어디 출신이야?
B - 태국에서 왔어. 너는?
J - 어디서 왔을 것 같은데?
B - 한국일 것 같아.
J - 왜 그렇게 생각하지?
B - 여기에 셔츠입고 오는 사람은 대부분 한국사람 아니면 일본사람이니까.
J - 나 어렸을때 일본사람으로 착각하는 사람 많았었는데.
B - 근데 일본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
J - 그래.
B - 나랑 나가고 싶어? 400링깃이면 나갈 수 있는데.
말라떼 지직스나 태국 테메처럼 여기도 가격이 담합된 것 같다.
J - 아니야. 관심 없어. 딴 사람 알아봐.
B - 그래.
B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지나쳐 간다. 아까 G는 그래도 뭔가 1초 정도 아련해보였었는데.. 기분 탓인지.. 민족 차이점인지..
B가 자리를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여자아이가 내 앞을 지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끝부분에 컬이 들어간 단발머리에 흰색 홀터넥, 그리고 진을 입은 여자아이였는데, 홀터텍을 입어서인지 가슴 쪽이 부각되고, 가느다란 목선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옷의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본체가 따라주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그런 선이었다. 지나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타이트한 홀터넥과 진이 매력적인 골반 라인을 부각시켜 준다. 그녀가 B와 대화를 한다. 아무래도 B와 아는사이인 듯 하다. 다가가서 그녀를 붙잡아서 말을 걸지 말지 고민을 해본다. 막상 발이 떨어지진 않는다. 그리고 그 고민 사이에 이미 그녀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래 뭐 그런거겠지'라고 생각한다. 지나가던 웨이터가 다가와서 맥주를 한병 더 마실건지 물어본다. 신용카드가 되는지 물어보고 맥주를 한병 더 시킨다. 웨이터가 내 신용카드를 가지고 간다. 설마 저걸 가지고 도망가는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바쪽으로 가서 계산하는 것이 보인다. 맥주가 결제됐다는 내용이 문자로 온다. 안도한다.
발코니 쪽은 내부보다 이동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이곳의 여자들도 많이 몰려있지는 않다. 사실 쇼부를 봐서 누군가를 데리고 나가는 시도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딱히 그럴 의지가 생기지는 않는 것 같다. 조용히 맥주를 마신다. Live 밴드 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좀 전에 구경했을 때 Live 밴드 보컬이 스탠딩으로 Sitar를 연주하고 있었다. 당시 Sitar 음색에 빠져있을 때여서 Pop음악에 Sitar를 이렇게 적용시키는게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Live 밴드가 내가 아는 노래를 Cover 하는 듯 했다. 저걸 보며 맥주를 마저 마시고 호텔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정면에서 보니 그녀의 가슴은 더욱 부각되어 보였다. 그리고 이국적이면서, 색즉시공에서의 진재영을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진토닉으로 보이는 칵테일을 들고 놀란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쇼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순전히 본능적으로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편의상 A라고 부르겠다.)
J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진토닉을 들고, 제일 좋아하는 홀터넥을 입고있으면, 내가 볼 수 밖에 없는거 알아?
A - 응?
J - 나를 유혹하는거냐고 물어보는거야.
A -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다.)
J - 어디서 왔어?
A - 베트남에서 왔어. 그리고 네가 한국에서 온건 알고 있어.
J - 친구한테 들었구나.
A - 응. 그리고 여자한테 관심 없다고.
J - 응?
A - 여자한테 관심 없어보이길래.
J - 아..
A - 여기 왜 왔어?
J - 너 만나러 온 것 같은데?
A - 에이..
J - 그냥 솔직하게 얘기할게. 너랑 나가고 싶어.
A - 그럼 같이 나가자.
J - 근데 내 호텔로 못가. 딴 사람이랑 같이 방을 쓰거든.
A - 그럼 여기서 택시타고 내가 아는데로 가면 되는데.
J - 응. 알아. 근데 돈이 충분하지 않아.
A - 아. 얼마나 있는데?
J - 호텔로 돌아갈 택시비 30링깃, 그리고 $100 밖에 없어.
A - 음.. 그래 나가자
J - 정말?
A - 응.. 근데 정말 $100만 있는건 아니지?
J - 음.. 왜 그렇게 생각해?
A - 더 있지? 그렇지?
J - ..... $20이 더 있긴 한데.. (거짓말을 잘 못한다.)
A - 아무튼 가자.
그녀가 나의 손을 잡고 나간다. 나가다가 B와 마주친다. B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뭐.. 다시 마주칠 일도 없을텐데, 무슨 상관이야 라는 생각으로 나간다. Beach Club 앞에는 많은 택시들이 길가에 차를 대놓고 대기하고 있다. 드라이버들이 대부분 차에서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 인도계열로 보인다.
A - 길을 건너서 저 택시를 타자.
J - 음.. 저거 너랑 계약 맺은 택시야?
A - 내가 아는 사람이야.
A에 이끌려 택시를 탄다. A가 어디에 가는지 얘기하는데, 장소 이름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택시가 출발한다. 기사에게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본다. 50링깃이란다. 얼마나 걸리는지 다시 물어본다. 2분 정도 걸린단다. 2분인데 50링깃??
J - 왜 이렇게 비싸?
A - 어쩔 수 없어. 이 택시를 타야해.
J - 왜 그렇지?
A - 그냥 가자.
J - 이유를 설명해줬으면 좋겠는데?
A - .........
J - 말 못하는거야?
A - ........ 근데 콘돔은 있어?
J - 응? 너한테 없어?
A - 응. 나 없는데.
J - 그럼 가다가 편의점에 들러서..
말을 하는데 택시기사가 Hey Brother! 하면서 끼어든다. 자기한테 살 수 있다고, 50링깃이라고...... 일본 장인이 만든 수제 콘돔을 파는가보다.. 갑작스레 호구가 된 기분이 든다. 기분이 안 좋은걸 넘어서, 화가 나려고 한다. A고 뭐고 당장 내려서 다른 택시를 잡고 호텔로 돌아가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어떻게 해야할까..
한번 끊고 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